여객기 객실

[여객기 객실] 보다 편안하고 즐겁게 진화한 ‘하늘의 방’


얼마 전 시험 비행을 한 A380기의 객실은 정말 호텔 같던데요,
초창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객실 모습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궁금합니다.


승객들이 직접 앉아서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객실이야말로 항공기의 발전상을 가장 잘 실감할 수 있는 공간일 겁니다. 기록에 따르면 1908년 5월 14일 W. 파나스라는 사람이 라이트 형제 중 한 명인 윌버 라이트가 조종하는 복엽기에 타고 29초를 날았다고 하는데, 이 사람이 최초의 항공기 승객인 듯합니다.

그 후로 100년이 지난 지금 최근 여객기 객실에는 클래스별로 차별화된 좌석에, 음악이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개인용 오락 설비가 좌석마다 장착돼 있는 등 그야말로 눈부시게 발전해왔지요. 특히 A380기의 경우는 객실이 전체 2층 구조로, 넓고 고급스런 좌석에 미니 바나 라운지, 샤워실도 설치할 수 있어 객실의 진화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지요.

초기엔 여객기라기보다 유람기

최초로 객실을 운영한 항공기는 1912년 5월 운항을 시작한 영국의 아브로 F 단엽기로, 조종석과 차단된 전용 창문이 달린 객실을 만들어 여객을 수송했다고 합니다. 이 비행기의 객실은 상하좌우로 창이 달려 있어 여객기라기보다는 유람기에 가까웠고, 같은 해 오스트리아에서 조종사 외에도 두 명이 더 탈 수 있는 객실을 조종실과 구분해 설치한 ‘리무진 비행기’도 등장했지요.

초창기의 이 여객기들은 대부분 단발기나 쌍발기였습니다. 1913년 4월에 구 소련의 이골 시콜스키가 프로펠러 4개짜리 대형(?) 여객기를 개발했는데, 이 여객기는 승무원 2명과 여객 7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객실에 등나무 의자와 소파, 그리고 식탁용 테이블, 난방장치, 화장실, 조종석 앞에 발코니까지 갖추고 있었지요. 당시는 운항 고도가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당시 객실 의자를 등나무로 만든 것은 항공기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서였는데, 점차 객실이 호화스러워지면서 고급 가죽을 사용하다가 최근에는 인체공학적인 특수 설계에 의해 장시간 여행에도 편안하도록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은 알루미늄 골조에 안락한 쿠션을 장착한 고급 의자를 사용합니다.

가벼운 등나무 의자 사용도

1920, 30년대 초창기 여객기의 객실은 일등석, 일반석의 구분이 없었습니다.당시만 하더라도 비행기는 일부 부유층만 탈 수 있는 사치스러운 교통 수단이었기 때문이지요. 1920년대 파리~런던 구간을 운항한 여객기에는 12개의 좌석 외에도 전용 바텐더가 서비스하는 바(Bar)까지 있었고, 또한 1928년 프랑스의 한 항공사가 침대 칸을 처음 기내에 설치한 이래, 침대 칸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기도 했습니다.

객실에서 화물칸이 분리된 것은 1933년 등장한 B247기로 추정됩니다. 현재와 같이 화물칸의 비중이 크지는 않으나 조종석과 객실 아래 부분에 화물칸이 작은 셀로 나뉘어 위치했다고 합니다. 객실 클래스 구분은 1949년 팬암이 미 공군 C-97기를 개조해 만든 스트라토크루저(Stratocruiser)를 일등석과 일반석으로 구분해 운용한 기록이 있습니다.

1960년대 이후 제트기 시대로 접어들어 여객기가 비약적으로 발전, 대형화되면서 점차 요즘과 같은 객실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지요. 최근 항공기 제작사와 항공사들은 객실 환경의 최적화와 고급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어 또 어떤 모습의 객실이 등장할지 기대가 큽니다.

[출처] 대한항공 스카이뉴스